10년차 창업자의 현재진행형 이야기
2026. 10. 20 (화) 19:00 — 21:00
박병규 · 시소 대표 | 세컨팀 · 커리어리
성공한 대표의 노하우 전수 같은 걸 기대하셨다면, 조금 실망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아직 끝나지 않은 사람이고, 오늘은 중간 보고에 가깝습니다.
대신 하나는 약속드릴 수 있습니다 — 잘 된 이야기만 하지는 않겠습니다.
“재미없고, 아무도 가치를
안 쳐주던 일을 10년 했습니다.”
— 아웃소싱이라는 방식을 계속 실험해온 스타트업, 시소
2016년에 창업해서 지금까지 회사를 하고 있고, 지금은 세컨팀이라는 이름으로 조직의 AI 전환을 같이 하고, 커리어리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 10년. 잘 됐던 시기, 접었던 시기, 전부 실패한 실험들. 그리고 2025년 6월의 어느 날.
만드는 사람이 바뀌고, 돈의 흐름이 바뀌고 있습니다. 개발자와 투자, 그리고 회사들이 멈추는 지점.
정부지원사업이라는 계륵. 내가 이미 가진 것에서 시작하기. 지금 저희가 하는 창업, 커리어리와 캐리. 그리고 오늘의 결론 한 문장.
마지막 20분은 Q&A입니다. 듣다가 생각나는 건 바로 채팅에 던져주세요.
“AI 시대의 창업이란 무엇인가.” 두 시간 동안 돌아가는 이야기들이 결국 이 질문 하나로 모입니다.
제 답이 정답은 아닙니다. 다만 여러분의 답을 만드는 재료는 될 겁니다.
채팅에 숫자만 남겨주세요. 0도 좋습니다.
이 숫자가 오늘 이야기의 출발점입니다.
10년간 아무도 가치를 안 쳐주던 일을 해온 회사 이야기.
명확한 비전이나 사업 모델이 먼저 있었던 게 아닙니다. 바로 가치가 있고, 그 가치가 곧장 수익이 되는 아웃소싱 업에서 출발했습니다.
— 창업 강의에서 보통 하지 말라고 하는, 바로 그 시작이었습니다.
비전 없이 시작해서 2~3년을 그냥 버텼습니다.
스프린트형 모델을 만들고 정부지원사업까지. PM 6명, 동시에 20~30개 프로젝트.
사람도 뽑고 돈도 썼는데, 2~3년의 실험이 하나도 안 됐습니다.
소수 인원으로 버티며 서비스를 만들고, 10년 된 서비스 하나를 인수했습니다.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되는 중입니다.
운영 프로세스를 고도화해서 아웃소싱을 새로운 방식으로 재설계했습니다.
정부지원사업 덕분에 내부 PM 6명, 개발 인력까지 채용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회사가 제일 커 보이던 시기였습니다.
시장이 나빠서가 아니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제가 내부 리더십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실패는 지금도 저를 따라다닙니다.
“TIPS에 선정됐을 때, 저는
회사가 성장하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질문이 하나 남습니다. 그 돈은 우리를 키웠을까요, 아니면 커 보이게 만들었을까요?
— 이 질문은 3부에서 다시 꺼내겠습니다.
새 아이템을 잡고, 사람을 뽑고, 돈을 쓰고. 하나씩 접었습니다. 그러다 소수 인원만 남아서 서비스를 만들고, 10년 넘은 서비스를 하나 인수했습니다.
그리고 정체됐습니다.
창업 9년 동안 제가 가진 건, 솔직히 말하면
실패와 회복의 패턴 정도였습니다.
소셜 활동을 안 하던 제가,
페이스북에 긴 글을 하나 썼습니다.
“‘개발자 해고가 늘고 있다’
… 그런 이야기를 뉴스로만 듣다가,
최근엔 실제로 내가 경험했다.
내 손으로.”
2025-06-08, 박병규 페이스북
15년 넘게 알던 ‘제품 만드는 법’,
10년간 팀을 짜서 프로젝트를 굴려온 그 ‘방법’이 — 그날 완전히 전복됐습니다.
standvibe.me · 지금은 내려간 사이트입니다. 하지만 저에겐 그날이 기점이었습니다.
“외주사는 없어질 거예요.
최소한 지금 우리가 아는 외주사는
다 없어집니다.”
— 아웃소싱을 10년 한 회사의 대표가, 스스로 한 선언
“변경 비용이 0에 가깝다.
무섭고도 강력한 변화.
이걸 체감하면,
다시는 예전처럼 일 못 합니다.”
2025-06-08
오늘 이야기 전체가 사실 이 한 문장에서 파생됩니다.
“우리 회사의 아웃소싱 모델도
AI 도구 기반 + 교육 모델로 바꾸기로 했다.”
그러니까 저는 충분히 검토하고 결정한 게 아닙니다. 글을 쓰다가, 쓰면서 결정해 버린 쪽에 가깝습니다.
하루 만에 만든 첫 제품. “이게 하루면 된다”는 걸 판단한 날.
사람들이 자기가 만든 걸 올리는 사이트. 커뮤니티 실험.
개발자들이 AI에게 쓴 프롬프트를 서로 리뷰하고, AI가 그 작업을 자동으로 칸반으로 정리해주는 내부 툴.
셋 다 지금은 없습니다. 전부 접었습니다.
서비스는 백업하고 껐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 쌓인 “우리가 어떻게 판단하며 일했는가”의 기록이 지금 우리 회사가 일하는 방식의 원본이 됐습니다.
몇 년간 안 받던 아웃소싱 의뢰를 다시 받아봤습니다. 조건은 딱 하나 — 처음부터 끝까지 AI로만 만드는 데 동의하는 팀만.
왜 이렇게 했냐면, 창업 초기가 그랬던 것처럼 몸으로 부딪히는 게 제일 좋은 학습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프로젝트에 넣어보고 확인했습니다.
생각보다 협업 방식 자체가 문제였습니다.
제품 보고 기획서를 쓰는 순서가 되기도 했습니다.
지난주의 결론이 이번 주에 틀린 게 됐습니다. 6개월 내내 그랬습니다.
인수한 서비스였는데, 여러 개발자가 10년 넘게 쌓아온 코드라 손대는 리스크가 너무 컸습니다. 트래픽은 줄고 비용은 계속 나가는데, 거북이걸음으로만 줄이고 있었습니다.
“사용자들에게 조금 욕을 먹더라도,
생존이 중요하니까.”
우여곡절 끝에 성공했습니다. 남의 사례가 아니라, 저희 목숨을 걸었던 사례입니다.
창업 1년차. 앱 하나 만들자고 팀을 꾸리고, 1년을 갈렸습니다.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습니다.
그 대표님이 리뉴얼로 다시 연락을 주셨습니다. 처음엔 서로 힘들 걸 아니까 거절하려 했는데 — 결국 앱 개발자도 아닌 제가 직접 Android와 iOS를 다시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 전환을
‘선택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강요받았다’는 표현을 씁니다.
전통적인 아웃소싱은 이제 저희 스스로도 할 수가 없습니다. 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렇게 하면 말이 안 되는 세상이 됐기 때문입니다.
만드는 사람이 바뀌고, 돈이 바뀌고 있습니다.
아이디어와 영업, 그리고 돈을 구해오는 사람.
만드는 사람. 이 사람이 없으면 시작을 못 했습니다.
보이게 만드는 사람.
그래서 창업 준비의 절반은 개발자 공동창업자를 찾는 일이었습니다.
“아이디어는 있는데,
개발자가 없어서요.”
— 저희를 찾아온 대표님들께 가장 많이 들은 말
저희 회사는 사실 이 한 문장 위에서 10년을 일해왔습니다.
앱 개발자가 아닌 제가 앱을 다시 만들었고, 10년 된 코드를 새로 썼습니다.
1부에서 보신 그대로입니다.
만드는 사람. 기획서를 받아 화면과 기능을 구현합니다.
머릿수가 곧 속도였습니다.
판단하는 사람. AI가 만든 게 맞는지, 버틸 수 있는지 판별합니다.
한 명의 수준이 곧 속도입니다.
그래서 첫 채용은 ‘만들 사람’이 아니라 ‘판단할 사람’이어야 합니다.
만드는 건 AI가 합니다. 그런데 무엇을 만들지 정하고, 고객과 이야기하고, 일을 쪼개서 맡기는 사람은 여전히 필요합니다. 그게 PM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창업자가 키워야 할 건 코딩이 아니라 PM 감각입니다.
무엇을 만들지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는가.
만든 걸 들고 가서 돈을 받아올 수 있는가.
AI가 가져온 것 중 무엇이 맞는지 알아보는가.
그러면 도구는 어떻게 대해야 하느냐 — 제 답은 이겁니다.
엑셀은 약간의 노력은 필요합니다. 처음엔 귀찮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관심 갖고 다루면 말도 안 되는 생산성이 나옵니다. 그리고 한 번 써본 사람은 다시는 안 쓰는 상태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앞으로 AI-native인 사람들에게, 오늘 제가 말씀드릴 모든 과정은 딱 그 정도 느낌의 도구가 될 겁니다. 저는 이걸 단언합니다.
— 그러니까 “나는 개발을 모르는데”는 이제 이유가 안 됩니다.
자기 업무를 효율화하는 무언가를 일단 만들어본다. 거창할 필요 없습니다.
같은 목적을 위해 각자 AI로 다른 결과를 가져와 하나로 합쳐본다. 여기서 소통 방식을 다시 짜게 됩니다.
우리와 협업하는 AI 존재를 만든다. 도구가 아니라 동료에 가까운 것.
개인의 도구 → 팀의 방식 → 조직의 동료. 이 순서를 뒤집으려다 실패하는 조직을 많이 봤습니다.
“에이전트를 만들어 보니,
이건 개발이 아니라
조직론이더라고요.”
에이전트를 만드는 것 자체는 쉽습니다. 데이터 놓고, 도구 주고, 모델 고르고, 가드레일 걸면 됩니다. 어려운 건 “이거 잘 만든 건가?”를 판정하는 일입니다. 팀 안에서 이 존재의 역할이 규정되지 않으면, 잘 만들었는지 판단할 방법 자체가 없습니다.
어떤 역할이 지금 우리한테 진짜 필요한가
없으면 뭐가 안 되는가
어디까지 맡기고 어디부터는 내가 하는가
어디까지 스스로 결정하게 둘 것인가
그래서 자기 돈으로 사람을 고용해본 감각이 여기서 빛을 봅니다. 회사 자산이고 회사 비용이니까, 개인 사이드 프로젝트보다 훨씬 진지해집니다.
교육으로, 워크숍으로, 구축으로 여러 조직에 들어가 봤습니다. 스타트업부터 비영리, 중소기업, 대기업까지. 그런데 밟는 경로가 거의 같습니다.
대표나 임원이 주변에서 먼저 듣고 위기감을 느낍니다.
강의를 부르고, 계정을 삽니다. 1인당 20~200달러씩.
유난히 잘 쓰는 몇 명이 나타나 슬랙에 자랑합니다.
여기서 대부분 멈춥니다. 오늘 이야기의 핵심 지점입니다.
여기까지 가는 조직은 아직 많지 않습니다.
확실히 빨라진 것 같은데, 실제로 재보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일은 마법 같고, 어떤 일은 전혀 안 됩니다. 예측이 안 됩니다.
“그래서 이게 돈이 됐나?” 하는 질문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결국 그 한두 명한테 다 물어봅니다.
만들긴 만드는데, 유지가 안 되고 지칩니다.
“잘 되는 것 같으면서도
안 되는 것 같은,
모호한 지점.”
— 이 시기 대표님들이 실제로 쓰는 표현
“직원들만 좋아지는
현상 같은데요.”
회사 돈으로 계정을 사고, 회사 시간에 배우게 했는데 — 정작 좋아진 건 그 개인의 역량뿐인 것 같은 느낌. 말은 못 하지만 다들 이 생각을 합니다.
“그 사람이 퇴사하면,
갑자기 우리 회사 AI 역량이
다 없어진 것 같은 느낌.”
개인 계정, 개인 PC, 개인 프롬프트, 개인 노하우.
전부 그 사람이 나가면 같이 사라집니다.
회사 서버, 회사 계정, 공유된 데이터와 규칙.
사람이 바뀌어도 남습니다.
대부분의 조직이 지금 왼쪽만 잔뜩 쌓고 있습니다.
도구를 산 것과 조직이 바뀐 건 전혀 다른 일이었습니다. 저희도 이걸 돈과 시간을 쓰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발표 자료 몇 장.
개발자를 모읍니다.
대부분 인건비로 나갑니다.
1년쯤 걸려서.
그제야 시장을 만납니다.
만드는 데 사람이 필요했고, 사람에게 돈이 필요했으니까요. 고객은 맨 마지막에 만났습니다.
만드는 데 드는 돈이 사라지면, 고객을 만나는 순서가 맨 앞으로 옵니다. 제품을 다 만들기 전에 돈을 받아보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1부의 ‘1,000만 원짜리 일을 100만 원에’도 결국 같은 이야기입니다.
“꼭 투자를 받아야
창업이 되는 건
아니게 됐습니다.”
투자는 목표가 아니라 도구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도구를 안 써도 되는 선택지가 생겼습니다.
속도로 시장을 먼저 차지해야 이기는 사업.
하드웨어·규제·인프라처럼 처음부터 큰 돈이 드는 사업.
사용자가 모여야 가치가 생기는 사업.
작은 시장을 깊게 파는 사업.
처음부터 돈을 받는 B2B·서비스.
내가 가진 경험과 관계 위에 쌓는 사업.
중요한 건 받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내 사업에 투자가 왜 필요한지 설명할 수 있느냐입니다.
다섯 명이 하던 일을 한 명이 한다면, 이 팀은 정말 우리 돈이 필요한가
만드는 게 쉬워졌다면, 이 회사만의 해자는 어디에 있나
큰 AI 회사가 내일 같은 기능을 내놓으면, 그래도 남는 것은 무엇인가
투자하는 쪽도 이 변화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중입니다.
“무엇이 남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창업자라면, 투자를 받든 안 받든 서 있는 자리가 달라집니다.
만드는 게 공짜여도, 무엇을 만들지 정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 몫입니다. 오히려 이게 전부가 됐습니다.
빨리 만들수록 빨리 틀립니다. 틀린 걸 알아채는 속도가 곧 경쟁력이 됩니다.
만드는 과정에서 쌓인 판단의 기록. 결과물보다 이게 더 오래갑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남의 회사 일을 수백 번 쪼개본 경험에 AI 시대가 되면서 새 값이 붙었습니다.
출발선이 사라졌다는 건, 누구나 출발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어려워졌습니다.
지원금도, 아이템도 아닌 — 내가 이미 가진 것에서.
“TIPS는 우리를 키웠을까,
커 보이게 했을까.”
지금이라면 이렇게 답하겠습니다. 둘 다였습니다.
먹자니 먹을 게 별로 없고, 버리자니 아깝습니다.
그런데 창업 초기에는 이게 제일 달콤해 보입니다.
지분을 내주지 않는 돈.
초기의 신뢰와 레퍼런스.
버틸 수 있는 시간.
고객이 아니라 심사위원을 설득하게 됩니다.
사업계획서에 사업을 맞추게 됩니다.
지원금에 맞춰 사람을 뽑고, 끝나면 고정비만 남습니다.
TIPS 덕분에 PM 6명을 뽑고 20~30개 프로젝트를 동시에 돌렸습니다. 그런데 그 규모를 이끌 내부 리더십이 없었고, 결국 제일 잘 되던 때 그 사업을 접었습니다.
돈이 부족해서 실패한 게 아니었습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게 부족했습니다.
AI 덕분에 지원금 없이 해볼 수 있는 게 훨씬 많아졌습니다. 고객이 돈을 내는 걸 먼저 확인하고, 지원사업은 가속할 때 쓰세요.
공고, 평가, 정산 일정에 회사가 끌려다니기 시작하면 위험 신호입니다.
사람을 뽑는 건 지원 기간이 끝나도 계속되는 결정입니다. 지금은 사람 대신 AI로 먼저 해볼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지원사업에 붙는 사업과
시장에 붙는 사업은
다릅니다.”
둘 다 할 수 있으면 좋습니다. 다만 순서가 뒤집히면 오래 못 갑니다.
만드는 게 쉬워지면 좋은 아이템은 금방 복제됩니다. 복제가 안 되는 건 여러분이 이미 가지고 있는 것뿐입니다.
남의 회사 일을 쪼개고, 일정을 짜고, 고객과 부딪혀본 경험. 그때는 그냥 ‘아웃소싱 경력’이었습니다. 지금은 그게 AI에게 일을 맡기는 방법이 됐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이 직접 올리는 채용공고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소문입니다. 그때는 이게 무슨 사업이 될지 몰랐습니다.
지금은 그 데이터가 커리어리와 저희 에이전트의 바탕이 됐습니다.
1부의 수미상관 이야기입니다. 그 대표님이 다시 연락을 주신 건 아마 기술 때문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한 번 같이 갈려본 사이였으니까요.
만드는 건 누구나 할 수 있게 됐지만, 누구에게 맡길지는 여전히 사람이 정합니다.
남보다 오래 해본 일, 오래 들여다본 문제.
나를 믿고 일을 맡겨줄 사람.
내가 모아온 기록, 남겨온 흔적.
아무도 시키지 않아도 계속 하게 되는 것.
창업 아이템은 이 네 가지가 겹치는 곳에서 나옵니다.
모델이 6개월마다 바뀌고, 지난주의 결론이 이번 주에 뒤집히는 세상입니다. 이걸 계속 따라가게 만드는 건 계획이 아니라 재미입니다.
이 문제를 남보다 오래 봐왔나
이 일을 나에게 맡길 사람이 이미 있나
나만 가진 데이터나 기록이 있나
큰 AI 회사가 같은 걸 내놓아도 나에게 남는 것이 있나
1년 동안 돈을 못 벌어도 이걸 하고 있을까
오늘 드린 이야기를 저희가 지금 실제로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아직 결과가 나온 이야기는 아닙니다.
AI 붐이 오기 전이었습니다. 모아온 채용 데이터를 제대로 쓰려면 커리어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인수하고 한동안은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습니다.
1부의 ‘10년 넘은 코드를 전부 새로 썼습니다’가 바로 이 서비스입니다.
커리어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이미 모여 있는 곳.
2022년부터 모아온 소문 데이터.
지난 1년간 몸으로 익힌 것.
방금 말씀드린 경험, 관계, 데이터 — 그 세 가지를 한 군데에 모아본 겁니다.
개인화 커리어 에이전트, 캐리(Carrie).
사람이 공고를 검색합니다.
이력서와 프로필이 나를 소개합니다.
광고비를 내는 기업이 고객입니다.
에이전트가 먼저 물어다 줍니다.
내가 해온 일(work)이 나를 소개합니다.
시장 전체와 비교해 나를 분석해줍니다.
“프로필이 아니라, 일이 소개장이 되는 곳.”
좋은 콘텐츠를 모아주는 곳에서 출발.
AI 시대에 내가 한 일을 쌓는 곳으로.
기존 유저를 잃더라도 에이전트로.
‘일’을 중심에 두기로 확정.
그리고 매주 고치는 중.
예전 같으면 몇 달이 걸렸을 방향 전환을 몇 주 단위로 했습니다. 만드는 비용이 0에 가까우니까, 틀리는 비용도 같이 내려갔습니다.
“아직 성공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고치는 중입니다.”
8월에 처음 실서버에 올렸고, 지금도 매주 바뀌고 있습니다. 오늘 강연 부제가 ‘현재진행형 이야기’인 이유입니다.
창업을 준비하며 지금 하고 있는 일, 만들어본 것, 실패한 실험. 그게 나중에 여러분의 소개장이 됩니다.
그러니까 — 기록을 남겨두세요.
“지금 혼자 만든 게,
팀이 생겼을 때 남는가?”
지금은 혼자니까 상관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1년 뒤 공동창업자가 생기고, 첫 직원이 들어오는 순간 이 질문이 그대로 돌아옵니다. 그때 다시 처음부터 하게 되면 너무 아깝습니다.
지금은 개인 깃허브, 개인 클라우드, 개인 노트가 편합니다. 그런데 이게 흩어진 채로 팀이 생기면 전부 다시 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회사 자리”를 하나 만들어두세요.
밖에 내보이는 서비스나 관리 포인트가 많은 건 사서 쓰세요. 하지만 내부에서만 쓰는 유료 도구는 웬만하면 직접 만드는 게 낫습니다. 유지보수에 대한 관점 자체가 달라진 세상입니다.
저는 이제 회의 음성 파일만 있으면 일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부터, 모든 회의를 무조건 녹음하게 됩니다. 여러분도 곧 그렇게 될 겁니다.
“우리 데이터 자산이 어디 있지?”를 거창하게 분석할 필요 없습니다. 지금 쓰는 도구를 그냥 쭉 적어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문서와 시트가 다 여기 있진 않나요
대화와 결정이 흘러가는 곳
제품이 있다면 여기
사실은 여기가 제일 많습니다
가장 큰 자산이면서, 가장 위험한 위치
만드는 건 AI가 합니다. 필요한 건 판단하는 사람입니다.
만드는 데 돈이 덜 듭니다. 투자는 목표가 아니라 도구입니다.
연료일 뿐, 사업이 아닙니다. 순서가 뒤집히면 오래 못 갑니다.
경험, 관계, 데이터, 흥미. 이미 가진 것입니다.
“AI 시대의 창업은
개발자도, 투자도, 지원금도 아닌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에서
시작합니다.”
만드는 건, 이제 누구나 합니다.
나머지는 저도 아직 답을 못 찾았습니다.
만드는 게 공짜가 되면, 무엇으로 돈을 받아야 하나
혼자서 웬만한 게 다 되는데, 왜 팀이 필요한가
AI가 다 해주는 시대에, 창업자의 안목은 어디서 오나
10년 전에도 저는
답을 모르고 시작했습니다.
다만 그때보다 나아진 건,
모른다는 걸 더 빨리 안다는 것뿐입니다.
채팅에 남겨주신 것부터 하나씩 보겠습니다.
답을 모르는 질문에는 모른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여러분보다 조금 먼저 헤매고 있을 뿐입니다. 비슷한 고민 하고 계시면 언제든 편하게 연락 주세요.
박병규 · 시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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